물은 피를 씻는다

Water Washes Blood

일시 : 2019.12.20~12.31 / 퍼포먼스, 스크리닝 - 2019.12.28~12.31
장소 : 서울특별시 성북구 화랑로 32길 146-37 미술원/연수동

물은 피를 씻는다

〈물은 피를 씻는다〉는 익숙하고 상징적인 관용구를 뒤집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물이 피를 씻는 물리적 인과를 통해 잠시 뒤집어지는 물과 피의 관계에 주목하고, 오래된 상징을 다시 생각해볼 가능성을 불러 본다.
그러나 물은 정말 피를 씻을 수 있을까? 불가능해 보이는 전제를 마주한 후,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관 용구를 짚고 다시 물은 피를 씻는다는 말로 돌아가 보자. 우리는 물과 피가 굳어있는 게 아니라 움직이는 유체라는 것을 안다. 언어를 벗겨냈을 때 둘의 관계는 가까워진다. 피의 반은 물이고, 물과 피는 임시적 인 섞고 섞임의 관계 속에 있다. 관계가 재정립될 가능성을 보여줌으로써 둘은 서로 전복시킬 대상이 아 닌 역학 관계에 놓인다.
우리는 이런 순간들 속에 있다. 산발적으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은 흐름을 만나 묶이거나 흩어진다. 그 안에서 들여다보기도 멀리 떨어져 밖을 보기도 한다. 서로 다른 위치에서 하나의 풍경을 볼 때, 시차 (parallax)가 생긴다. 시차가 알려주는 것은 고정된 좌표가 아닌, 겹치는 상들로 깊이를 파악하는 흔들림 이다. 그 사이의 거리를 통해, 섣부른 결말을 내리기 대신 계속해서 관측을 시도하며 바늘의 떨림에 집중 한다. 우리는 제목의 동력을 딛고 움직임을 경험하는 순간을 기대한다.

-2019 제 20회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졸업전시준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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