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Ji Seonboo_cat@naver.com
사실적으로 묘사했던 정물화에서 벗어나 원경의 풍경들을 그리며 풍경 안에 분위기와 감정을 담아내고자 하였다. 그림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나무들과 눈과 비는 감정을 대변해주는 듯하다. 실제로 해가 쨍쨍한 맑은 날씨보다는 고요하게 비나 눈이 오고 안개가 낀 눅눅한 날씨가 되면 시원함과 차분함을 느낄 수 있다. 또 가을의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 쓸쓸한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낙엽, 눈송이, 빗줄기를 그리면서 그림의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동시에 그 시점에 서있는 기분을 느낀다.
그러한 점에서 풍경 그림에 특정한 주인공이 등장하지 않는 것도 있는데 이것은 작업을 본 관객들이 풍경 속으로 들어와 감정의 변화를 느꼈으면 하는 이유에서이다. 비가 오면 비에 관련된 음악이 음원차트 1순위로 오르고, 겨울이 되면 크리스마스 캐롤을 듣는 것처럼 고요한 풍경을 보며 어떠한 감정이나 기억들을 꺼내 보았으면 좋겠다. 풍경을 배경으로 배경의 주인공처럼 보이는 대상들을 그림 그림들은 그 대상들의 감정이나 사건들을 상상해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