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다은

장다은chezjang@gmail.com

Phony Rain Echo, performance, 2019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창문을 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 비는 어디선가 시작되어서 우리 집 위를 지나가는 중이었다. 비와 함께 지나가는 새들이 있었다. 이 새들이 어디서부터 시작하여 날아가고 있는지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는 각자의 시간과 공간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비강수 에코(Phony Rain Echo)는 강수량을 확인하는 강수 그래프에 표기되는 요소 중 하나이다. 이 에코는 전파로는 감지되지만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할 수 없어 회색으로 표시되는 움직임이다. 하늘 위를 선회하던 새들도 특정한 무늬를 그리며 회색으로 표시된다. 비강수 에코는 사람이 대기현상에 개입하면서 생긴 새떼의 다른 형태이다.

잡을 수 없고 볼 수 없는 것들이 비강수 에코가 되는 과정을 따라간다. 작업은 퍼포먼스와 설치로 나란히 전개된다. 한 공간 속에서 다른 층위의 형태들이 동등하게 자리 잡고 있다. 퍼포머들은 각 사물들을 지휘하고 있는 듯하지만 사물에 의해서 움직여지고 반복되는 사물과 함께 스며든다. 사물들은 퍼포머와 각자의 방식으로 함께 이동한다. 전시장의 공간은 지도와 같고 퍼포먼스가 이뤄지는 시간 속에서 상황을 만들어내는 중심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