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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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얀 방 안에 갇힌 희고뚱뚱한새 , single channel video, 6min 15sec, 2019

싱글 채널 비디오 <하얀 방 안에 갇힌 희고뚱뚱한새>는 일상에서 비롯한 사건들과 이미지로부터 시작된 픽션으로, 맞이해야만 하는 결말에 대해 이야기한다. 픽션은 탄생 시점부터 현실과는 다른 시공간을 가지게 된다. 실세계에 존재하는 고유명사를 공유한 픽션에서는 실세계로부터 분화해 나가 다른 과정으로 진행되는 일종의 평행우주 같은 것을 꿈꿀 수 있다.
<하얀 방 안에 갇힌 희고뚱뚱한새> 안에서 펼쳐지는 시공간들은 현실에 출처를 둔 이미지나 나레이션이 교차하며 현실과의 접점을 만들기도 하고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늘어놓아 현실과의 거리를 벌려놓기도 한다.

이를테면 작은 감상들이 모여 몸집을 불려 터무니없이 커지기까지의 과정이다. 카메라에 찍혀 클립으로 쓰인 사건들이 현실에서 맞게 되는 건, 시간의 범주를 작게 본다면 이 영상이 보여주는 것은 현실과는 다른 결말이겠지만, 크게 본다면 같은 결말이 될 수도 있다. 어느 것이 진실일지 우리로써는 알 수 없다. 우리는 곧 죽어 없어지고 앞날을 내다볼 수도 없기 때문에. 마치 화면 속에 등장하는 로브를 뒤집어쓴 사람이 세계에 저주를 거는 흑마법사인지, 단지 예정된 미래를 말하는 예언가인지 알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결국 평행우주들은 하나의 사건에서 발생해 뻗어나가지만, 소멸이라는 하나의 이벤트로 종결하게 된다.

우리가 매일 종말을 맞이하고 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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