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주

Kyungju Min

성인매체로부터 보여지는 ‘몸’에 주목한다.
그것은 특정 시선을 위한 휘발적인 감각의 판타지로 표현되고 만들어지며 소비된다.
오로지 성적으로 대상화된 몸이 보여주는 은밀한 폭력성, 동물성, 관능과 감각 등은
혐오스러운 동시에 매혹적으로 다가온다.

이러한 몸과 은밀한 욕망은 나에게는 사뭇 다르게 드러난다.
극적으로 엉겨붙어 성행위를 묘사하는 살 색 이미지가, 얇은 화선지에 섬세한 먹선으로
옮겨오며 이내 조용해지며
마른 나뭇가지, 바스러지는 바위 등의 형상으로 죽어가는 자연과 대치되는 동시에
기괴하고 위협적인 괴물이 된다.
발가벗은 몸을 향한 판타지에, 나의 판타지를 입힌다.
성적 대상물로 비춰지는 여성의 신체에 대한 관심에서,
젠더에 관계없이 행위 자체를 이루는 몸으로,
그리고 이제는 산수화의 구도와 지옥도의 기묘한 감수성을 빌려
욕망이 아수라장으로 뒤섞여있는 판타지의 판타지를 그려보고자 한다.


Trieb Fantasy Landscape/한지에 먹/1400*700mm/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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