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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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틀에서 보자면 내가 쫓고자 하는 작업의 목적은 형식과 태도에 대한 집착이라고 볼 수 있다. 계속되는 당위성과 개연성의 요구에 대한 대답. 그것은 오히려 강력한 의미와 역사를 갖고 있는 공고한 상징 오브제들의 힘을 빼거나, 중요한 기능과 목적이 없는 중성적인 오브제들에게서 어떠한 목적과 의미를 부여해줄 수 있는 상황을 연출한다.

또한 그것들이 연출되는 요소로서 형식적이거나 방법적인 접근들을 시도한다. 그것은 일말의 내러티브를 사라지게 하거나 최소화하며 조형적 질서속의 개연성을 차용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러한 방식은 작업이 어떠한 방향성을 제시하길 기대하거나 바라는 것 보다는, 작업이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손가락질 하듯 계속해서 가리키길 바라는 마음이 더욱 크고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