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호

Kang Dong Ho
강동호의 그림에는 모든 말들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말하면서도 말을 거는 집요함이 있다. 그림의 표면에 가닿으려 하는 이미지들은 다만 방문객일 뿐, 해소되지 않는 부분은 보란 듯이 남는다. 그림은 세심하고도 완고하게 그려진 표면으로 이미지가 들어가기를 청할 때 생겨나는 농담에 주목한다. 찜찜하고 개운하지가 않은 인상을 주면서 ‘더’와 ‘덜’ 사이의 간격을 표시하고, 세계를 거의 동어반복에 가까운 조그마한 틈 사이에서 사유하게 만든다. 성한 데 없는 형상과 강렬한 색은 그림에서 가장 튀어나온 것들이지만 눈에 띈다는 사실 말고는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사유의 길목은 숨김없이 드러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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